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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최철한과 홍성지가 만났다.
지금까지 두 사람은 다섯 차례 공식대국에서 만나 최철한이 네 번을 이기고 한 번을 졌다. 순수하게 이름이 주는 무게감만으로 치면 고개로 갸웃거려질 차이는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프로의 싸움. 지나간 수치는 그저 쪽 밑에 달린 주석에 불과하다. 단판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두 사람 모두 한 판의 바둑을 두며 질 마음은 없다. 더군다나 이제 남은 것은 단 두 판. 두 판만 이기면 그리던 결승에 오를 수 있다.
무관인 최철한이나, 입단 이래 단 한 번도 메이저 기전 결승무대를 경험해 보지 못한 홍성지나 몸이 후끈 달기는 매한가지. 절박한 심경으로 벼랑 위에 선다.
초반은 물처럼 매끄럽다. 새로운 수를 선보이기보다는 판을 되도록 익숙하게 짜놓은 뒤 중반 이후에 승부를 걸겠다는 발상이 두 사람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백3은 <복기1>처럼 1로 젖히는 바둑을 본 일이 있다. 흑2를 허용해 백 두 점을 내줘야 하지만 백은 3으로 이어 흑 한 점을 무력화 시킨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실전처럼 백3으로 꼬부려 흑4와 교환하고 두는 쪽이 백에게 더 이득으로 보인다. 활용의 수단이 한결 넉넉하다.
예상대로 흑6이 놓인다. 홍성지의 순한 눈빛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이 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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