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홍성지와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홍성지의 또 다른 취미를 소개한다.

바로 댄스!

그냥 혼자 집에서 거울을 보며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정식으로 학원을 다니며 익힌 솜씨라고 한다.

설마 볼룸댄스나 우리나라 고전무용, 발레 같은 것을 배웠을 리는 없고 아마도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웨이브나 팝핀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싶다. 역시 시간을 내어 한번 홍성지 군이 춤을 추는 모습을 구경해 봐야겠다.

그나저나 바둑 외에도 궁금한 것이 많은 나이. 호기심이 적어진다는 것은 확실히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일 것이다.

바둑은 계속해서 백의 페이스로 흐르고 있다. 흑이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백은 지독하리만치 완벽한 수비를 펼쳐 보이고 있다. 프리즌브레이크의 ‘석호필' 선생조차 감히 뚫을 엄두를 내기 힘들만큼 두터운 방어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백6을 주목하시길. 이런 건 무릎을 치며 보아 두어야 한다. 그 만큼 좋은 맥점이다.

<복기1> 백1로 그냥 단수를 치기 쉽다. 그렇게 되면 흑은 10으로 패를 내며 버틸 수 있다. 설상가상 흑에겐 팻감의 탄약이 차고도 넘친다.

실전 백10의 단수. 흑은 본래 이어야 한다. 하지만 형세가 그런 한가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흑11로 버티고 섰다.

<복기2> 흑1로 이으면 백은 2 같은 곳을 붙여갈 수 있다. 만약 흑3으로 젖힌다면 백은 6 등이 다 선수로 듣는다. 다시 말해 애당초 백이 2로 붙였을 때 흑은 응수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된다.

바둑은 결국 백 불계승으로 끝났다. 오늘 바둑은 스타크래프트왕 홍성지의 ‘전략'이 최철한의 ‘독기'를 압도했다. 부드러움이 날카로움을 제압한 한 판의 승부. 홍성지의 선한 눈매가 더욱 선하게 휘어졌다.

<김영삼 7단> 1974ys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