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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좋지 않다. 이세돌의 초반 러시가 스펀지를 만난 물처럼 허무하게 스며들어버리는 느낌이다. 돌연 갈증이 느껴졌다.
"맥주, 마실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과 치즈, 그리고 땅콩접시를 가져왔다.
"중앙에서 한 바탕 붙을 거 같지?"
그녀의 물음을 흘리며 손 안에 놓인, 차가운 땀을 흘리고 있는 맥주캔을 들여다보았다.
"그게 흐름일 테지."
흑1로 나갔을 때 백2로 이은 것도 수상했다.
"안 좋아 보여. <복기1> 쌍립이 제격인데. 다음은 몰라도 일단 이렇게 해놓고 싸워야 하는 게 아닌가?"
내 말에 그녀도 동조했다. 아마도 이세돌은 흑5로 치는 수를 간과했던 것이 아닐까.
백6으로 결국 흑7의 빵따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게다가 백은 8의 수비도 생략하기 어렵다.
"백이 당했네. 그 동안 중앙에 백이 투자해 놓은 것이 얼마인데, 순식간에 다 망가져버렸어."
백이 흑에게 빵따냄을 주지 않으려면 <복기2> 백1로 나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흑도 2로 나오게 되면 대책이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