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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셨습니까! 캐스터 YS입니다.
드디어! 드디어! 지긋지긋한, 여름 같지도 않았던 여름이 가고 전신마비, 아니 천고마비의 절기 가을이 왔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을만큼 바둑 두기 좋은 계절이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책장을 넘기다 문득 눈을 들어 옆에 놓인 바둑판 위에 돌 하나 얹고, 그 위로 하늘하늘 단풍잎 하나가 내려앉고. 캬아! 무슨 흑백 고전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습니까?
물론 이런 낭만은 순전히 바둑을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님들만의 특권이라 하겠습니다. 오직 승부만을 추구하는 프로들에게는 강 건너의 일이지요. 오늘처럼 우승컵을 코앞에 놓아두고 대국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단풍이 아니라 옆에서 은행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져도 모를 만큼 이 한판에 몰두하고 있을 겁니다.
1국에서는 이영구가 예상 외로 선전하며 이세돌에게 완승을 거뒀었지요. 오늘은 흑백 돌을 바꿔 2국을 맞이했습니다.
백12까지 두 사람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심플한 한칸 행마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칸 행마는 쉬운 듯 보여도 상당히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때가 많지요. 문용직 사범님의 명저 ‘바둑의 발견'을 보면 한칸 행마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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