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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에서 패한 이세돌이 오늘 잔뜩 준비를 하고 나왔으리라는 예상을 쉽게 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마저 져 0-2로 이영구에게 완패한다면 국내 최다관왕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가뜩이나 독기 서린 이세돌의 눈이 더욱 매서워 보입니다. 같은 프로기사의 눈으로 봐도 이세돌의 눈빛은 장난이 아니지요. 과거 전성기 유창혁 9단의 눈빛을 보는 듯 합니다.
기억하시죠? 유창혁 9단과 요다 노리모토 9단이 응씨배와 삼성화재배 결승무대에서 연달아 만나 이른바 80만불짜리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때.
당시 두 사람의 기세싸움은 두고 두고 회자되었지요. 바둑판이 쪼개져라 요다 9단이 돌을 내리꽂는가 싶으면, 유창혁 9단은 한 수 두고 비수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상대에게 던졌지요. 햐아! 정말 숨 막히는 세기의 명장면입니다.
국후 이세돌은 흑3을 후회했다지요. <복기1> 흑1로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게 좋았다는 겁니다. 흑이 손을 뺐으니 백은 2 · 4 등으로 응징해 올 텐데 이 모양은 흑이 충분히 싸울 수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어쨌든 흑3으로 두텁게 막은 대신 하변은 백4에게 돌아가게 되었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