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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우하의 전장으로 여겨집니다. 문제는 백이 들어가는 타이밍이 늦는 바람에 꽤 시달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거지요.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이 바둑은 현재 흑이 흐름을 쥐고 있습니다.
강자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세돌 9단은 한 번 기회를 잡으면 좀처럼 손아귀에서 놓지를 않습니다. 이길 바둑은 반드시 이기고, 질 바둑도 웬만하면 뒤집어 이기는 것이 이세돌이지요. 물론 이창호도 그렇습니다. 강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몹시도 '이기적인' 공식을 따르지요.
오늘 바둑도 그렇습니다. 큰 실수한 것도 아닌데 한 번 호흡을 내주고 나니 좀처럼 기세를 되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영구로선 상당히 억울한 바둑이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강자와의 승부는 언제나 그런 것을요.
백10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 눈에도 <복기1> 백1이 보이거든요. 이것이라면 백7로 끊어 맛을 남길 수가 있었습니다.
자체로 두 집을 내기 힘든 백으로서는 백12로 붙이는 것이 유일한 타개책입니다. 그러나 이 돌을 살리는 대신 흑15 · 17로 하변 백 석 점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게 죽어서는 거의 백이 진 바둑이지요.
<복기2>를 봅니다. 백은 1로 늘어 석 점을 살리고 싶지만 흑▲가 놓여 있어 안 됩니다. 흑이 6으로 씌워 가면 백은 탈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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