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반상인터뷰

Home > 뉴스&이벤트 > 辛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전철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위대한 청년 이창호

등록일 | 2003.08. 17
제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전에서 중국의 저우 허양9단을 이기면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이창호 9단. 그는 그 승리로 생애 통산 1,000승이라는 영예를 동시에 건져올렸다. 세계 최단기간 1,000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운 이창호 9단. 세계최고와 마주 앉아 이야기했다.

 

1,000승이라는 것을 알고 결승 대국에 임했나요?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신라면배 대회가 국가대항전이어서 개인의 기록 보다는 단체전이라는 데 집중했어요. 1,000승 보다는 단체전 우승쪽으로 신경을 썼어요.

 

최고라는 것은 외로운 건가요?
음…그런 생각은 누구나 다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엔 좀 외로움을 많이 탄 것 같구요. 지금도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사교적이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이창호의 바둑은 진리다?
농담이시겠죠.

 

자신의 바둑에 대한 믿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믿고 안 믿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음… 자신을 믿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으니까 순간마다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면 먼저 저 자신을 믿은 다음에 시작을 해야죠.

 
내용에 만족하지만 지는 판, 이겼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판
어려운 질문인데요, 바둑 자체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무게를 둔다면 만족스럽게 두는 게 중요하죠. 승부에 무게를 둔다면 이겨야죠. 두 가지가 다 중요하죠. 만족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늘 부족한 것 같고 실수한 것 같고.

 

돌부처라는 별명?
원래 성격이 좀 그런 거 같아요. 지금은 후배들도 많지만 예전엔 제가 늘 제일 어렸어요. 어려서 시작해서 좀 사람들을 어려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보니까 이렇게 굳어진 것 같아요. 승부쪽으로 보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한, 중, 일
3개 나라가 수준은 비슷하지만 열기는 중국이 제일 뜨거운 것 같아요. 중국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끈질긴 편이구요. 끝까지 가려는 승부욕이 강하고 필사적이라고 할까요.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이끌어 가는 것 같아요.

일본 선수들은 모양에 밝아서 그런 틀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거 같아요. 일본이나 중국이나 선수들마다 다르겠지만요.

 

컨디션?
몸 상태가 좋으면 빈 바둑판을 보고도 의욕이 생기고 새로운 모양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도 느껴지는 거 같아요.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떻게 해도 자신이 없는 기분이 들기도 하구요. 체력을 위해서 테니스를 하고 있어요. 잘 치지는 못해요.

 

하루 생활에 대해
시합이 있으면 7시 정도 일어나고 시합이 없으면 늦잠도 자구요. 아침에 운동하거나 책 읽구요. 전철 타고 한국기원 나오거나…

 

역시나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눈길을 돌리는 그에게서 세계 최강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날카롭다기 보다는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그의 눈빛. 수줍은 세계최고와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