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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이야기① ‘덤’이 뭐예요?

[바둑상식]


바둑의 룰에는 ‘덤’이란 것이 있다. 바둑의 수는 무한하지만 바둑판은 가로 세로 19줄, 361점으로 유한하다. 따라서 맞바둑의 경우 먼저 두는 흑이 먼저 착점한 만큼 유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렇게 둔다면 공정한 경기라고 할 수 없다.

승부가 공정하려면 선착의 덕(프리미엄)을 보는 흑쪽에서 이점을 안은 만큼 일정한 몫(집)을 백쪽에 지불(공제)해야 옳다. 이것을 ‘덤’이라고 한다. 덤은 맞바둑에서 필요한 룰이다. 실력 차가 현저히 나서 여러 점을 깔고 두는 접바둑에서는 덤이 없다. 다만 이럴 경우 무승부를 방지하기 위해서 비기면 백승, 혹은 흑승으로 사전에 규칙을 정하고 둘 수는 있다.

현행 한국의 덤은 6집반이다. 6집이면 6집이지 ‘반(1/2)’ 집은 뭔가? 반집이란 것을 계산할 수 있기나 한 수인가? 여기서 ‘반집’은 비김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수치이다.

"까짓것 한두 집쯤이야~." 바둑의 승부세계에서 이런 말은 감히 못한다. 프로기사에게 한 집은 땅이요, 두 집은 하늘이라 했다. 그깟 한 집 차이쯤이야? 바둑에서 한두 집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 이를 만큼 전략과 운영, 대국에 임하는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 반집에 울고 웃는 극적인 승부도 덤이 연출하는 드라마다.

스포츠에서 선공과 후공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야구라면 초/말로 번갈아 공격하면 공평할 것이고 축구라면 전/후반을 나누어 킥업하면 동등할 것이다. 이에 비하면 바둑은 먼저 착점하는 흑쪽이 얻는 프리미엄은 적지 않다. 바둑을 전략과 전술의 게임으로 보면 아무래도 선착하는 쪽이 초반은 자기 구상대로 주도권을 쥐고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둑에서는 대국을 시작할 때 누가 흑을 쥐고 백을 쥘 것인지를 ‘돌가리기’로 정한다. 이것은 따로 또 이야기하겠다.)

덤은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크기가 달라

승부는 공정해야 한다. 공정성을 담보하는 룰이야말로 승부의 권위를 부여하는 생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승복을 기대할 수 없다. 바둑의 덤은 그래서 생겼다. 국어사전에서 덤은 '제 값어치 외에 거저로 조금 더 얹어 주는' 걸 뜻하지만 바둑에서의 덤은 기분을 내어 상대에게 선심을 쓰는 행위를 이르는 게 아니다. 흑이 먼저 두어 얻게 되는 이점을 백에게 일정량의 집을 공제함으로써 공정한 경기를 이끌고자 마련한 고육책인 것이다. 그러나 대대로 덤의 크기가 초점이었다. 선공의 프리미엄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 크기를 적용해야 서로 공평한지 이에 대해 딱 부러지는 답을 도출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바둑이 성행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덤 크기는 각각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6집반 룰을 따르고 중국은 7집반을 채택하고 있다. 대만의 응씨룰은 좀더 특이하다.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4년마다 열려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데 대회 창시자인 잉창치(應昌期) 씨가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하는 이 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고 덤 8점을 적용한다. 우리 식으로 환산하면 7집반의 가치에 해당한다.

이처럼 나라마다 덤의 크기에 약간씩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둑에 대한 개념(관념)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배’를 집으로 보느냐 보지 않느냐, 집에 대한 가치와 정의에 따라 계가하는 셈법이 달라지고, 자연 덤의 적용도 이에 따랐다.

해가 갈수록 바둑의 수법이 정교하고 치밀해지면서 백의 전법보다는 흑의 전법이 더 공세적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한수 먼저 착수하는 흑쪽이 포석단계에서 능동적인 구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덤의 크기도 조금씩 늘어 왔다. 이런 추세라면 현행 6집반의 덤이 10년, 20년 뒤에는 얼마나 더 늘어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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