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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가리기’가 뭐예요?

[바둑상식]


바둑의 경기방식은 맞바둑과 접바둑 있다.

맞바둑은 실력 차이가 나지 않은 상대끼리 동등하게 겨루는 방식으로 한자로 ‘호선(互先) 바둑’이라고도 쓰지만 되도록 우리말 ‘맞바둑’이 좋겠다. 이 경우 먼저 두는 흑이 백에게 덤을 주어야 한다고 앞서 이야기한 바 있다.

접바둑은 말 그대로 상수가 하수를 접어주고 두는 방식이다. 실력 차이에 따라 2점에서부터 9점까지 주로 둔다. 물론 그 이상 깔고 둘 수도 있겠다. 접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 맞바둑과 달리 상수인 백부터 착수한다. 접바둑은 덤이 없다. 따라서 무승부(빅)가 나올 수 있다. 다만 무승부를 방지하고 싶으면 ‘비기면 백승’ 혹은 ‘비기면 흑승’, 이런 룰을 사전에 정하고 두면 된다.

맞바둑은 덤이 있다고 했다. 흑이 백에게 덤을 지불하지 않으면 누구나 한수 먼저 두는 만큼 유리한 흑을 쥐려고만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행 덤은 6집반이다. 그럼 누가 흑을 쥐고 백을 쥘 것인가를 어떻게 정할까. 축구경기에서는 주심이 동전을 던져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결과에 따라 한 팀이 선축(先蹴)권을 갖고 다른 한 팀은 골포스트를 택한다. 후반전에서는 이 반대로 시작한다. 따라서 공평한 조건에서 싸우는 셈이다.

하지만 바둑은 덤제도가 있더라도 축구처럼 ‘완전 공평하다’ 확언하지는 못하겠다. ‘흑바둑’ ‘백바둑’이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흑으로 둘 때와 백으로 둘 때 전략을 달리하고, 이러한 이유로 흑을 쥐었을 때 더 잘 두는 사람과 백을 쥐었을 때 더 잘 두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덤을 부담하더라도 흑으로 둘 때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싸울 수 있어 더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흑을 잡고 싶어할 것이다.

‘같으면서도 다른’ 한국과 중국의 흑백을 정하는 방식

그럼 바둑도 축구마냥 흑과 백을 동전을 던져 정할까? 아니면 가위바위보로 정할까? 바둑판 을 마주하고 앉아 그럴 순 없는 노릇, ‘홀짝’으로 정한다.



위 사진처럼 연장자나 단위가 높은 사람, 또 타이틀전이라면 챔피언이 백돌을 한웅큼 쥐면 한쪽은 흑돌을 하나 혹은 두 개 바둑판 위에 올려 놓아 홀짝 표시를 한다. 가령 흑돌 한개를 올려 놓았다면 “당신 주먹에 쥔 백돌의 개수가 홀수라면 제가 흑을 들겠습니다”라는 의사표시다(반대로 맞히지 못했을 땐 백을 들어야 한다). 이어 백돌을 한 주먹 쥔 사람이 백돌을 두 개씩 가지런히 놓으며 홀인지 짝인지 보여준다. 돌을 가리는 이러한 행위를 바둑용어로 ‘돌가리기’라고 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이처럼 홀짝 맞히기로 흑백을 정한다. 그렇지만 홀이냐 짝이냐는 다분히 운수에 따르는 경향이다. 흑을 잡고 싶은데 원치 않게 백을 잡고 두어야 할 때도 많을 테니까. 바둑을 점잖은 예도로 생각했기 때문일까. 시작부터 흑을 쥐니 백을 쥐니 속마음을 대놓고 보이는 것은 상대에 대한 도의가 아니라 여겼음인가. 그래서 흑백 결정은 운수소관의 영역이라 본 것인지.

이에 비하면 중국의 ‘돌가리기’는 같은 듯 좀 다르다. 홀짝을 맞히는 행위까지는 동일하다. 다만 맞힌 사람에게 흑을 쥘 것인지 백을 쥘 것인지 선택권을 준다(못 맞혔을 경우 선택권은 당연히 한주먹 돌을 쥔 쪽이 갖게 된다). 홀짝을 맞힌 것도 요행이 아닌 실력이랄 수 있고 흑백의 선택 또한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자 요처일 수 있으니 권리를 주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돌가리기 방식이 합당한지 아니면 중국의 돌가리기 사고가 더 합당한 것인지 그대의 생각은?



▲ 옛날 사진 한장 본다. 1989년 12월20일에 둔 제13기 기왕전 도전7번기 최종 7국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왼쪽이 조훈현 기왕. 타이틀 보유자다. 오른쪽이 도전자 서봉수 9단. 두 기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바둑에서 7번기라 하면 7번을 두어 4번을 먼저 이기는 사람이 타이틀을 차지하는 승부방식이다. 이때까지 성적은 3대3으로 마지막 이 한판으로 승부가 결정난다.

이처럼 단판으로 승부를 내지 않는 3번기나 5번기, 혹은 7번기에서는 제일 첫판(결승1국) 때 돌을 가리고 다음판부터는 흑백을 서로 번갈아가며 둔다. 그런데 1대1, 또는 2대2, 3대3이 되었을 때는 최종국에서 다시 돌을 가린다. 이 사진처럼. 그래야 공평하기 때문이다.

바둑에서의 자리배치는 출입문을 바라보는 쪽에 위치한 좌석이 상석이다. 타이틀매치에서는 챔피언이, 일반 대국에서는 단이 높은 사람, 연장자 우선 순으로 상석에 앉는다. 돌을 가릴 때도 이 자격 기준으로 백돌을 한웅큼 쥔다. 위 사진에서는 조훈현 9단이 타이틀 보유자이므로 상석에 앉아 백돌을 한줌 쥐고 돌을 가렸다. 이 타이틀매치의 승자는? 조훈현 9단이 이겨 4대3으로 '기왕(棋王)'을 방어했다. (사진/월간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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