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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olleh배 최강-신예 기기(棋氣)열전 타이틀은 글자 그대로 ‘기기(棋氣)’, 그러니까 정상들의 바둑(棋)의 기(氣)를 신예들에게 불어넣어주자는 것이다. 역대 olleh배 챔피언 출신 이세돌-김지석 9단과 공식대국을 앞둔 올해 입단한 새내기 5명이 돌아가며 1대1로 일합을 겨루는 지도기 이벤트다.
먼저 지난달 28일 선봉으로 나선 김영도 초단이 이세돌 9단에게, 29일 박종훈 초단과 30일 박진영 초단이 연이어 김지석 9단에게 도전했으나 예상대로 모두 졌다. 승패가 중요한 기획이벤트가 아니다. 관전 포인트는 하룻강아지들이 그야말로 얼마나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제 바둑을 패기 있게 기량껏 펼치느냐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영도 초단과 2번타자 박종훈 초단은 다소 무기력했으며 3번타자 박진영은 그런대로 자기 스윙을 했다는 평이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도 1980년대 후반 일인자 조치훈 9단에게 5명의 신예기사들이 각 두 번씩, 치수고치기 10번기를 벌인 적이 있다. 이것을 모방해 [월간바둑]에서 선보인 것이 도전5강과 조훈현 9단의 치수고치기 ‘위험대결’이었다. 조치훈 9단과 맞붙었던 일본의 신예기사들은 이미 공식대국을 치러 프로무대에 데뷔한 기사였고, 한국의 도전5강은 단골 도전자로 나서는 수준급이었는 데도 치수가 2점으로 내려간 바 있다. 이런 이벤트는 실력 이전에 심적 부담이 더 큰 법이다. 하물며 프로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새내기들임에랴.
남자 새내기들이 모두 일패도지(一敗塗地)한 자리에 여자 새내기들이 섰다. 송혜령 초단과 이유진 초단은 다시 이세돌 9단의 시험기를 거친다. 여자 새내기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12월1일 먼저 송혜령 초단이 새내기 4번타자로 이세돌 9단 앞에 섰다.

오후7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이어진 2014 olleh배 최강-신예 기기(棋氣)열전 4국에서 송혜령 초단은 주눅들지 않겠다는 듯 외목(3수)을 두는 등 패기 있게 판을 짜나갔다. 흑99로 중앙을 봉쇄한 수가 좋았고, 때이른 시점이기는 했으나 이세돌 9단이 불리한 형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백148 시점부터 이세돌 9단은 초읽기에 몰렸다. 정상이 초읽기에 몰린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어린 비둘기가 큰산을 넘기에는 아직 날갯죽지가 여물지 못했다. 중앙전 마무리에서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170수 만에 돌을 거뒀다. (하단 [관련기보] 참조)
송혜령 초단은 대국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9월15일 입단하고 한달 반 가량 되었는데 공식대국을 빨리 두고 싶다. 일단 다시는 입단대회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홀가분하기도 하다. 이세돌 9단이나 김지석 9단과는 대국은커녕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분들인데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대국해 보겠나 하는 생각도 한다.”
이세돌 9단은 이제 출발선에 선 후배들에게 조언과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내가) 바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건 32연승을 해내면서부터였다. 자신감을 갖게 된 기점이었는데 이는 ‘독기’라는 무기를 장착하면서 더 뚜렷해졌다. 기사들은 (성장하는데) 저마다 다른 시기에 다른 계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를 하고 있어야 기회가 온다는 사실은 같다. 현재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완벽하게는 아닐지라도 부족한 점을 다듬어가다 보면 정상권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일 오후7시에는 이유진 초단이 마지막 타자로 출전한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 역시 생중계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씩 주어진다. [취재협조/한국기원, K바둑]

▲ 송혜령 초단. 졌지만 힘껏 싸웠다. 지난 9월 제43회 여자입단대회에서 이유진과 함께 입단한 송혜령 초단은 올해 17세, 서초고 2학년에 재학중이다.

▲ 이세돌 9단은 이미 일가를 이룬 거장. 마스터클래스를 하듯 프로무대에 뛰어들 후배를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복기를 해주었다.

▲ 한때 대선배를 어렵게 한 대목도 있었다.

▲ 이세돌 9단은 시종 밝은 표정과 웃음으로 대국장 분위기를 환히 밝혔다.

▲ 이제 2014 olleh배 기기열전은 딱 한 판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이유진 초단의 대국이 2일 열린다. 송혜령 초단의 선전에 이유진 초단도 자극받았을 듯하다. 사이버오로는 오로대국실을 통해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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