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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컨디션이 나쁘거나 한 것은 없다. 단지 예전보다 바둑이 어려워졌다. 후배들이 강해진 것도 겹쳐 있고…”
이창호 9단이 올레배에서 윤준상 9단에게 이긴 직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이창호 9단이 예전 같지 않게 지는 모습에 걱정하는 바둑팬들도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바둑이 쉽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그렇다. 바둑은 언젠가 구리 9단이 그랬듯 천변만화하며 변화무쌍하다. 그러나 이창호는 정상에 오랫동안 있었던 인물. 바둑의 본질에 그 누구보다 가깝게 접근하고, 깊이 이해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바둑을 더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이렇게 이창호가 바둑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하는 것은 체념과 무기력함의 선언이 아니다. 바둑을 아직도 저 높이 있어 불굴의 의지로써 도전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마흔을 앞둔 나이를 잊고 다시금 열정을 쏟아 그곳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생략한 화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창호(해당라운드랭킹 10위)는 4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3 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4라운드(16강전)에서 해군 복무 중인 윤준상 9단(7위)에게 20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하위랭커들이 4라운드에서 속속 탈락하고 있어 이창호는 다가올 5라운드에서 박정환 9단이나 김지석 9단 같은 최상위권랭커들과 만날 가능성도 커진다.
윤준상과 벌인 대국은, 초반 생소한 변화를 거쳐 중반 들어 윤준상의 과감한 플레이에 이창호가 고전하는 양상이었는데 윤준상이 보강을 게을리 한 허점을 찔러 좌변 흑진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항서를 받아냈다. 대마의 사냥을 노릴 수도 있었으나 이창호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이 되기까지는 서로 간의 실수가 많았다.
김성룡 바둑TV해설위원은 “두 사람 다 잘 둔 바둑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실수가 서로 많았다. 이창호 9단이 끝까지 (우세를) 잘 지켜낸 게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짧게 평가했다.
olleh배는 국내기전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랭킹 차등시드제’와 ‘매 회전별 자동대진,‘본선 100걸전'등의 파격적인 대회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 예선에는 시드배정자 21명을 제외한 프로기사와 64강 토너먼트(연구생 34명 + 입단 포인트 상위 6명 + 아마랭킹 24명)로 열린 아마선발전 통과자 8명 과 프로기사 267명이 출전했었다
2013 olleh배 상금은 국내 최고금액이다. 총규모 8억원에 우승 상금이 1억 2,000만원(준우승 상금 5,000만원)이다. KT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바둑TV가 공동주최하며 제한시간은 1시간에 초읽기 40초 3회를 준다. 지난기 결승에선 이세돌 9단이 최철한 9단을 3-1로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 이창호vs윤준상 맞대결에 바둑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 해군 윤준상의 착수.

▲ 이창호가 고요히 바둑알을 놓고 있다.

▲ 이창호(왼쪽)와 윤준상이 국후 복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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