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반란의 핵 이호승에 진땀승
 

조마조마했다. 바둑이 끝나자 이세돌 9단과 이호승 초단이 마주보고 씩 웃었다.

이세돌의 절대 우세를 모두가 점치던 바둑. 그러나 이호승이 이세돌의 미생마를 맹공하면서 이세돌이 코너에 몰렸고 변화 하나하나가 몸이 찌릿찌릿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세돌은 눈깜짝할 사이에 역전했다.

이호승은 올해 입단했다. 1987년생. 입단이라는 게 나이가 들수록 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기에 26세 입단을 해낸 것에 바둑계의 찬사가 터져 나왔다. 반면 이영구 9단, 홍성지 9단 등과 같은 나이인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활약을 시작한다 해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 하는 냉정한 시각도 있었다.

세간의 판단이 어떻든 이호승은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이호승은 2013 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현찬 2단을, 2라운드에서 김승재 5단을 꺾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식대국수가 적어 랭킹 집계에 들지도 않는 이호승이 한국랭킹 10위 김승재를 누른 것은 2라운드 최고의 이변이었다.

이변을 일으키면 더 이변을 일으키기 어려운 기전이 올레배다. 2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기준랭킹32위 이호승과 1위 이세돌 9단이 만났다.


▲ 기준랭킹 1위와 32위, 극과 극의 대결이었다. 박진감이 넘쳤다.

이호승은 철저히 작전을 세우고 왔다. 급전을 피하고 무조건 ‘길게 가자’고 했다. 이세돌과 바로 힘겨루기로 들어가는 건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바둑TV 김성룡 해설위원은 “이런 작전은 통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힘 한 번 못 쓰고 소리 없이 밀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이세돌은 빠른 움직임으로 이호승이 큰 집 낼만한 곳은 모두 없애 버렸다. 그렇게 끝나나 했다.

국면이 요동친 건 상변에서였다. 이호승이 이세돌 곤마의 밑둥에 치중하자 근거가 날아가 버렸다. 이세돌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됐다. 이호승의 공격은 파괴력이 있었다. 우상에 패를 내 흑 집에 충격을 주면서 중앙에서 움직여 오히려 집으로 역전이 됐다. 이세돌이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이세돌의 위기관리 능력은 역시 탁월했다. 끝내기 단계에서 이호승의 리듬을 빼앗아 조금씩 이득을 보았고, 어느새 흐름은 흑승으로 바뀌었다. 이호승은 하변에서 몇 수 더 두어 보다가 돌을 거두었다. 서로 잔 실수가 있는 바둑이었는데 관록의 이세돌이 마지막까지 더 침착했다(207수 흑불계승)

이로써 이세돌이 16강에 진출했다. 이세돌은 원년부터 지난기까지 이 대회 3연패를 하고 있다. 현재 16강엔 이세돌, 류수항 2단, 변상일 3단까지 3명이 올랐다.

olleh배 본선 모든 대국은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며 아이폰,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에서 <오로바둑>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전할 수 있다.

olleh배 상금은 국내 최고, 1억 2,000만원이다. 준우승상금은 5,000만원이다. 총규모는 1억이 증액된 8억원. 2013 올레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KT(회장 이석채 www.kt.com)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바둑TV가 공동주최한다.

3라운드(32강) 결과 ☜ 클릭하면 새 창이 뜹니다.


▲ 이호승은 국후 “긴장 안하려고 노력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세돌이란 이름에 위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 olleh배를 번번이 우승해 다른 기사들에게 전혀 틈을 주지 않는 이세돌. 대회4연패도 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