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만 지킨 '프로의 체면'
 

'이원영은 연구생 신분이던 지난 8월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예선에서 권오민 5단, 한상훈 4단, 강지성 8단, 한웅규 2단 등 프로기사를 연파하며 본선에 올랐었다. 본선에서도 홍기표 4단에게 승리해 중국의 쿵제 9단과 시소게임을 벌이는 등 선전을 펼쳐 강인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2009년 이원영의 입단인터뷰 기사에 소개된 내용이다. 아마시절 프로 잡던 이원영이 4년이 지나 거꾸로 어린 연구생에게 일격을 맞았다.

28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 olleh배 본선 1라운드 대국에서 아마추어 김희수가 이원영 4단을 상대로 297수 만에 백 6.5집승을 거뒀다. 같이 벌어진 이동훈 2단과 김동한(아마)의 대국에서는 이동훈이 207수 만에 흑불계승해 프로의 체면을 지켰다.

프로기사라면 당연히 아마추어기사와의 공식대국이 아주 부담스럽다. 실력이 프로급인 어린 연구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김희수는 충암 바둑도장에서 입단을 준비하는 연구생(연구생랭킹 22위). 여드름이 얼굴을 지배하는 고1의 나이다.

대부분의 연구생들이 그렇듯 말수는 아주 적었고, 표정도 무덤덤하다. 이원영을 꺾고 2라운드에 오른 김희수는 "포석은 좋지 않았는데 중반 패싸움을 하며 좀 괜찮은 형세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기풍은 두터운 실리형. 다음 대국도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두겠다."는 말을 남겼다.

한편 한국기원 4층에서 두어진 김기용-이상빈(아마)의 대국도 이상빈(96년생, 연구생랭킹 27위)이 이겼다. 지금까지 2라운드에 오른 아마추어는 김명훈(1라운드 상대 박정상), 이상빈(1라운드 상대 김기용), 김희수(1라운드 상대 이원영) 3명이다.

아마추어는 랭킹 최하위로 분류되기에 2라운드에서 상위랭커(6월기준) 강동윤(5위), 원성진(6위), 조한승(7위) 9단과 대결하게 된다. 아직 1라운드 안국현-진승재(아마)의 판이 남아있어 이들 아마추어가 누구와 대국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추어 서열은 연구생랭킹->아마랭킹이 기준이다.)

한국랭킹 1~4위인 이세돌,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은 3라운드부터 출전한다.

본선 1라운드 결과 (※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본선 1라운드는 총 40판. 이미 2라운드에 오른 39명의 이름은 김명훈(아마), 김희수(아마), 이상빈(아마), 이태현, 신진서, 김정현, 김세동, 김주호, 신윤호, 이호승, 이원도, 류수항, 박승화, 김성진, 이춘규, 강승민, 고근태, 류민형, 송태곤, 박준석, 이슬아, 조훈현, 최명훈, 이현욱, 이범진, 김영환, 이재웅, 최병환, 박병규, 김대희, 박정근, 윤혁, 최원용, 김혜민, 유재호, 서봉수, 김형환, 백대현이다.

olleh배 상금은 국내 최고, 1억 2,000만원이다. 준우승상금은 5,000만원이다. 총규모는 1억이 증액된 8억원. 2013 올레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KT(회장 이석채 www.kt.com)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바둑TV가 공동주최한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최철한 9단을 3-1로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 아마추어 연구생 이상빈이 김기용 6단을 꺾었다.


▲ 김희수(충암도장, 연구생랭킹 22위)도 이원영 4단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 백의 6.5집승. 이원영은 국후 손가락으로 몇 군데를 지적하고는 바로 돌을 담고 대국장을 떠났다.


▲ 이동훈은 아마추어 김동한을 물리치고 이날 프로기사로는 유일하게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 96년생 이상빈, 연구생랭킹 27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