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최철한·박정상이 같은 조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이세돌은 “조 운이 괜찮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결승 상대가 이창호가 아니라는 점에 만족했다. 수를 보는 만큼, 그는 사람을 보는 눈도 남다른 데가 있는 듯 보였다. 그의 “조 운이 괜찮다”는 말은 두고두고 생각을 곱씹게 만든다.
백1. 과거 이세돌은 박정상과의 대국에서 〈복기1〉의 백1로 격렬히 붙여 가는 수법을 선보였다. 보다시피 이것은 엄청난 난전으로 이어진다. 천하의 싸움꾼을 상대로 최원용이 초반부터 이렇게 급변을 일으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흑2로 가르고 나온 것은 당연하다. 백은 3으로 붙여 7까지 안정을 취했다. 〈복기1〉에 비해 보기도, 알기도 쉽다.
흑8이 이세돌다운 행마. 엷은 맛이 있지만 ‘끊을 테면 끊어 보라’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흑10은 이러한 흑8의 기개 덕분에 얻은 요처다.
백11에 흑이 〈복기2〉의 흑1로 바깥쪽에서 젖히는 것은 안된다. 백2로 느는 순간 이 백은 선수로 살아 있는 것이다. 손을 돌려 백4 정도로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흑은 완전히 김이 새 버린다.
흑18로 그물을 넓게 던졌다. 여기까지 바둑은 이세돌의 생각대로 흘러가고 있다. 백을 향해 늘어선 대포 구멍에서 매캐한 화약냄새가 풍기기 시작한다.
－결혼생활은 어떤가. 결혼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책임감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결혼 전에는 (대국에서 져도) 혼자 아프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진(부인 이름)이도 같이 아파한다. 그래서 부담이 되고,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남편으로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겨 본다면.) 한 20점? 많이 줘야 30점 정도가 아닐까? 하하!
백1. 과거 이세돌은 박정상과의 대국에서 〈복기1〉의 백1로 격렬히 붙여 가는 수법을 선보였다. 보다시피 이것은 엄청난 난전으로 이어진다. 천하의 싸움꾼을 상대로 최원용이 초반부터 이렇게 급변을 일으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