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 예선결승 하이라이트
○ 박영훈 9단 ● 김환수 2단

		백1로 걸쳤을 때 흑2로 붙여 받았다. 나중에 〈복기1〉 흑1로 받고 백6까지 진행되는 그림을 보여 주었더니 김환수가 화들짝 놀라며 동그란 눈을 한다. “이런 바둑도 있었어요?” 사실 이 모양은 몇 판인가 등장했다. 그것도 최근의 일. 어린 녀석들이 점점 더 엉큼해지고 있다. 백이 7로 늘 때 흑도 〈복기2〉 1로 느는 것은 어떨까?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백8까지. 백2로 박치기를 감행한 뒤 모양을 잡는다. 그런데 어떨까? “일단 ▲와 △의 교환은 백의 이득. 우상귀는 백이 정석의 상궤를 벗어나 흑이 좋아 보이지만 ■의 위치가 어정쩡하다. 이것이라면 백도 둘만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각오가 돼 있다면 선택은 자유다. 이래도 한 판, 저래도 한 판. 이래도 인생, 저리 해도 인생. 눈을 들어 상대를 보았다. 제2의 신산으로 통하는 계산의 귀신.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사대천왕의 일인.
<복기1>
<복기2>

그런데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넓게 보면, 그저 한 판 바둑의 상대일 뿐. 김환수가 바둑판으로부터 눈을떼었다. 스튜디오 안이 생기로 가득하다.
거리에는 개나리가 노란빛으로 낭창대고, 한국기원 뒤편 목련도 소담한 흰 꽃을 틔울 궁리에 여념이 없다. 기인 겨울의 끝. 새로운 생명의 스타트.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의 세 번째 바퀴가 ‘끼이익' 소리와 함께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바둑팬들의 가슴에도 봄이 내려앉을 시간이 왔다.

<김영삼 7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