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의 취미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등산이다. 젊은 시절에는 탁구도 잘 쳤다는 얘기가 있는데, 일생을 통틀어 가장 오래도록 흥미를 잃지 않고 즐기는 취미라면 단연 등산을 꼽아야 할 것이다.  조9단이 본래부터 산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일본에서 돌아와 군복무를 마친 그는 우리나라 바둑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피폐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당연히 성적도 기대 이하에서 맴돌았다.  그때 그의 손을 잡고 산으로 이끌었던 선배 한분이 계셨으니, 바로 우리나라 바둑계의 거산 김인 9단이다. 조9단은 당시 김9단의 뒤를 따라 산을 줄기차게 올랐고, 그제야 비로소 ‘산맛'을 알게 됐다고 한다. 두 선배님의 산사랑은 여전히 유명하다. 김9단은 늦은 나이에 본 아들의 이름을 ‘산'이라 지었고, 조훈현 9단은 아예 북한산 밑에 집을 사 시간만 나면 등반길에 나서고 있다.  바야흐로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다. 이번주에는 가족과 가까운 산이라도 다녀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