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4가 좋은 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 입으로 말하고 나니 쑥스럽기 그지없지만, 지금 다시 봐도 나쁘지 않은 수 같다. 이 수를 두게 된 배경은 이렇다.

흑4의 치중 없이 그냥 〈복기1〉의 흑1 정도로 큰 자리를 간다면?

백에게는 2로 잇고 4로 치중하는 수가 있다. 그리고 흑이 잡히게 되는 시나리오.

그런데 실전처럼 흑a와 백b의 교환이 돼 있다면 자충 때문에 백은 8로 들어올 수가 없다. 실전 흑4는 이 수를 방비해 놓은 것이었다.

흑6이 너무 욕심을 부렸다. 〈복기2〉 흑1로 한칸 좁혀 두었으면 쉽게 이길 수 있는 바둑이었는데. 백7을 당하고 나니 꽤 골치가 아프게 됐다. 질 바둑은 아니란 생각을 했지만 쉽게 이기진 못할 것이다. 이런 경우 머리칼을 쥐어뜯고 싶어진다. 이런, 바보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