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에서 드디어 검이 섞였다. 진동규의 눈에 검황의 검이 들어왔다. 그의 검 주위를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싸고 있다.

‘검강….'

무엇이든 찌르고, 무엇이든 벨 수 있다는 절정의 검강.
그러나 진동규는 알고 있었다. 지금 검황의 검강은 그가 지닌 전력의 5할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흑4로 막아간 것은 어땠을까. 〈복기1〉의 흑1로 단수를 치는 것을 생각해 볼 만하다. 백14까지, 실전보다는 이쪽이 흑에게 좋아 보인다.(4는 ▲, 10은 3의 자리)

‘실리를 택했다. 상대는 두터움. 승부는 이제부터다.'

진동규가 흑10으로 단수를 가하자 백은 11로 좌하귀를 끊었다.

흑10은 중요하다. 별 게 아니라 보고 손을 뺀다면 〈복기2〉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백1로 하나 나가고 3으로 잇는다. 흑은 4로 약점을 지켜야 하는데 백5로 끊기면 피해가 크다. 일단 흑으로서는 집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백에게 공격권을 넘겨주게 된다. 이는 공수가 뒤바뀌는 것. 감당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