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겠다는 건가?”

흑1을 본 정사장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치 자신이 흑을 든 대국 당사자와 같은 비장감이 엿보인다.

" 패착 같군요. 윤성현은 수비수 쪽이지 공격수는 아닙니다. 타개는 귀신인데 공격력은 아무래도 그만큼 강하다고 보기 어렵죠. 그런 윤성현이 이런 무모할 정도의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은 지금 형세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얘기가 됩니다.”

흑11은 어쩔 수 없다. 〈복기1〉의 흑1로 딴청을 부리면 백2로 막히고 4의 젖힘을 당해 우상귀 흑이 죽게 된다.

백14로 결국 우상 방면 흑이 잡히고 말았다. 흑이 공격을 시도했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한 것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정사장의 미간이 좁아졌다.

“수비수가 모처럼 오버래핑을 나갔는데 너무 깊이 들어간 거죠. 거꾸로 우리 편 수비진이 뚫려 골을 먹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