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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1을 보면서 고민을 했습니다. 왜 <복기1> 백1쪽으로 단수치지 않았을까요? 흑2로 이어야 하는데 백3의 빵따냄이 계곡물에 담가 두었던 한 여름의 수박 한 조각처럼 시원하지 않습니까?
최원용은 기풍만큼이나 성품도 매우 독특한 기사지요. 순하고 착한 쪽인데 그 속마음을 들여다보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국내 프로기사들 중 불가사의한 인물 Top 10을 꼽으라면 최원용을 빼놓기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바둑은 보시다시피 좌하 방면에서 한판 후련하게 붙었습니다. 이세돌 9단이야 천하가 인정하는 싸움꾼이지만 요즘 후배 기사들도 싸움이라면 피하지 않지요. 한 마디로 바둑은 점점 격렬해지고, 승부에서는 더욱 끈끈해지고 있습니다.
백이 빵따냄을 안 한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후 변화에 있어 백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검토실에서도 백이 괜찮다고들 보고 있었지요.
오늘 아침에 나오다 보니 간만에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저 하늘 본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바둑이 내 마음대로 척척 풀려나갈 때, 가끔은 바둑판이 파란 하늘빛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위에 놓인 내 돌들은 햇살에 비추인 조약돌마냥 반짝반짝 빛이 나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