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170수에 종국됐다. 이세돌의 백 불계승.

본시 백이 좋았던 바둑은 우상귀가 잡히며 어지러워졌다. 그런데 흑2로 이은 것이 결정적인 패착.
< 복기1> 흑1로 둘 자리였다. 이 바둑은 종국에 우상귀에서 수가 나는 바람에 흑이 지고 말았는데, 흑1이 있었다면 이를 방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백9에 흑이 10으로 둔 것은 어쩔 수 없다.
< 복기2> 흑1로 이었다간 그 유명한 후절수로 흑이 잡히고 마는 것이다. 흑이 a로 잡아도 백이 △로 두면 그만이다.

결국 백15로 패가 나면서 승부가 났다. 흑으로선 자체 팻감이 많은 데다 여차하면 다른 큰 곳을 두어도 그만이다.

연재를 마치며…

또 하나의 짐을 내려놓습니다. 아니, 사실은 연인과의 이별처럼 아쉽습니다.

한국물가정보배와 함께 한 6개월. 가끔은 마감이란 괴수가 마지막 초읽기처럼 달려들곤 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유쾌한 기억일 뿐입니다.

완벽한 제3자의 시선으로 동료, 선후배들의 바둑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프로가 된 이후 이처럼 바둑을 편히 대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한국물가정보배의 관전기를 통해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실험을 감행해 보고 싶었습니다. 부끄럽기 그지없는 필력이지만 눈 딱 감고 제가 평소 좋아하는 무협지와 소설, 시트콤 등의 전개 방식을 자유롭게 차용하는 과감함을 부려보았습니다.

때로는 지나친 자유로움이 무겁기도 했고, 그래서 독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 들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저 넓은 이해와 아량을 구할 뿐입니다.

<김영삼 7단> 1974yskim@hanmail.net